제법 추워지고 있는 요즘 점점 실내로 데이트를 가는 것 같아요. 우리 이번 주말엔 전시회에서 만날까요? 이번 글에서는 11월 서울에서 하고 있는 유료 전시 추천드리려고 해요. 전시기간도 넉넉하니 5곳 정보 미리 알아두었다가 다음에 친구와 약속 잡을 때 활용하시길 바랍니다.
우리가 하는 모든 일에 대한 이야기, 회사 만들기
피크닉의 9번째 기획 전시회인 '회사 만들기'가 지금 진행 중입니다. 저는 지하철을 타고 갔는데요. 후문이 회현역 3번 출구 가까이에 있어서 후문으로 입장했어요. 처음 들어오실 때 후문으로 들어오시면 작은 나무 문이 있는데요. 내가 제대로 온 건지 헷갈리실 거예요. 그럴 때에는 엘리베이터를 타고 1층으로 올라오시면 사진으로도 많이 본 익숙한 정문을 보실 수 있습니다. 정문에서는 발렛을 맡기신 분들이 내려오기 쉽게 되어있어요. 정문으로 들어가면 우측에 온실이 있는데요. 이 온실은 계절에 따라 작은 팝업이나 전시공간으로도 쓰인다고 해요. 건물 1층에 티켓을 발권할 수 있는 곳이 나와요. 티켓 창구 옆쪽에 물품보관소도 있었는데 외투나 가방을 보관하기 좋아 보였어요. 입장은 티켓 부스 맞은편에서 할 수 있어요. 저는 평일 오전에 방문해서 그런지 웨이팅이 없었답니다. 피크닉 건물은 여러 개의 층으로 되어있어서 한 층씩 올라가며 관람해야 합니다. 1층과 4층에서 총 두 번 티켓 확인을 하니 티켓 보관 잘하시길 바랍니다. 1층 전시실로 입장하면 이번 전시인 '회사 만들기'에 대한 설명을 볼 수 있어요. 첫 번째 공간은 모험하다, 시도하다라는 주제로 꾸며져 있는데요. 영국의 탐험가 어니스트 섀클턴이 이끌었던 남극 탐험 모험기를 볼 수 있어요. 모험의 결말은 실패였지만, 대원들이 전원 생환하는 과정에서 엿볼 수 있었던 어니스트 섀클턴의 지도자로서의 모습이 멋있다고 느껴졌어요. 리더십이 있는 리더란 정말 대단한 것 같아요. 당시 이야기를 사진과 영상으로 보여주어서 더 실감 나게 감상할 수 있었어요. 다음은 '일'이라는 주제로 꾸며져 있는데요. 일에 대한 설문조사 답변의 일부도 볼 수 있었어요. 일을 선택하는 기준, 일에 대한 불안 등 사람들의 여러 의견과 관점들을 읽을 수 있어서 흥미로웠답니다. 그리고 문장 중간에 빈칸이 뚫려있어서 그 속에 제가 직접 답을 채워 넣을 수도 있었는데요. 그저 읽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함께 동참하는 것이 이 전시를 구성하는 것 같아서 좋았어요. 다음 주제는 '스스로 이해하기'였습니다. AI에게 직접 질문하며 채팅해 볼 수 있는 '소크라테스 셋'이라는 작품이 인상 깊었는데요. 지금 떠오르는 생각을 문자로 입력하라는 말에 AI인 너는 이 일이 만족스럽냐고 질문했는데요. 감정이나 경험이 없기에 만족과 불만족을 경험하지 못한다는 답변을 받았습니다. 오로지 정보를 제공하는 목적에 의해 존재한다고 하는 것을 보며 어쩌면 우리 인간과 비슷하면서도 다르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우리도 인생의 어떠한 목적을 위해 일을 하니까요. 이렇게 층과 공간별로 다양한 주제로 꾸며져 있어서 관람하는 재미가 쏠쏠했습니다. 혼자서도 충분히 관람 가능했지만 참여형 작품이 꽤 많아서 친구나 가족과 함께 오면 더 재밌을 것 같아요. 올해가 다 가기 전에 내가 진짜로 원하는 일이 무엇인지, 나는 도전할 준비가 되어 있는지 이번 전시와 함께 천천히 생각해 보아요.
회사 만들기: Entrepreneurship
전시기간: 2023.10.28 ~ 2024.02.18
주소: 피크닉 (중구 퇴계로 6가길 30)
운영시간: 10시~18시
정기휴무: 월요일
유료전시: 성인 12,000원
주차: 가능
실물로 초현실을 만드는 비주얼 디렉팅, 요시다 유니: Alchemy
올 여름을 휩쓸었던 인기 전시가 부활했어요. 여름에 전시를 보지 못했다면 지금이 절호의 기회입니다. 저도 예전부터 너무나 보고 싶었던 전시였기에 보려고 생각은 했었는데요. 전시 기간이 꽤 길어 계속 미루다가 여름 전시가 끝나고 지금 한번 더 하게 되었을 때 겨우 다녀왔습니다. 이 전시는 요시다 유니의 개인전시회입니다. 요시다 유니는 현재 일본뿐만 아니라 미술과 디자인계에서도 핫한 일본의 아트디렉터입니다. 저는 KT광화문지사 버스정류장에서 1711 버스를 타고 이동했습니다. 1711과 7016, 7018번 이 세 개의 버스 중 하나를 타면 갈 수 있어요. 5개의 정거장을 지나 지하문터널입구, 석파정 정류장에서 내리면 뒤쪽으로 서울 미술관이 보인답니다. 횡단보도로 길을 건너가 주차장 입구를 지나 계단 위로 올라가면 전시장 입구예요. 들어가자마자 매표소가 나온답니다. 여름 전시 때에는 사람이 너무 많아 10시 오픈런을 해도 줄을 서야 했다고 하는데요. 이번에 제가 갔을 때는 바로 입장할 수 있었어요. 신분증을 맡기면 왼쪽에 있는 락커룸을 무료로 이용할 수 있어요. 가방이나 외투 같은 큰 짐을 맡기기 좋아 보였습니다. 저는 짐이 별로 없어서 패스했어요. 매표소에서 오른쪽으로 꺾어 들어가면 제1 전시장이 나와요. 본격적으로 전시실 안으로 입장하기 전에 QR코드를 통해 전시 해설 오디오 가이드를 들을 수 있으니 이어폰을 미리 챙겨 오시면 좋을 것 같아요. 저는 오디오 가이드 들으며 덕분에 작품 하나하나 이해할 수 있었어요. 요즘처럼 노트북으로 쉽게 만드는 시대에 하나하나 실물로 실제 같지 않은 초현실 비주얼을 만드는 그녀는 정말 대단한 것 같아요. 작품들도 모두 창의적이어서 새로운 관점을 발견하고, 시각적으로 영감을 받을 수 있어서 좋아하는데요. 확실히 SNS에서만 보던 작품들을 실제로 보니 실제 물건을 재조합해서 제작했다는 것이 실감 나더라고요. 같은 과일이라도 명도나 채도의 차이를 이용해 모자이크 기법으로 표현한 작품이 특히 인상 깊었어요. 과일뿐만 아니라 식물과 사람도 많이 소재로 활용하는데요. 대부분 시각적 착시를 일으키는 작품이어서 보는 내내 눈이 즐거웠습니다. 그녀의 약력과 작품을 만드는 과정, 영감을 얻는 것에 대한 인터뷰들도 볼 수 있었는데요. 천재라고 생각했던 그녀가 이렇게까지 많은 노력을 하고 있다는 것을 보며, 천재가 노력하면 이런 놀라운 결과가 나오는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답니다. 여러분은 천재가 노력까지 하는 모습 상상이 되나요? 노력형 천재인 요시다 유니 작가의 멋진 퍼포먼스가 주는 창의적 에너지에 흠뻑 취해보면 좋을 것 같아요.
요시다 유니: Alchemy
전시기간: 2023.11.01 ~ 2024.02.25
주소: 석파정 서울미술관 (종로구 창의문로 11길 4-1)
운영시간: 10시~18시
정기휴무: 매주 월요일, 화요일
유료전시: 성인 20,000원
주차: 가능
끊임없는 도전으로 여는 미술세계, 미스치프: Nothing is Sacred
미스치프는 미국 뉴욕 브루클린을 기반으로 다양한 패션과 예술 활동을 하는 아트 크루입니다. 2주에 한 번씩 기발한 아이디어를 현실화한 작품들을 선보이는데요. 이들은 직접 창의적인 예술작품을 만들기도 하지만, 기존의 아트라는 개념을 파괴하거나 뒤틀어서 재해석하는 작업을 하기도 합니다. 이번 전시는 그들의 국내와 국외를 가리지 않고 화제를 불러일으킨 작품을 포함해서 다양한 분야의 작품 100여점을 선보이는 회고전입니다. 대중문화와 사회적 관습을 되돌아보게 만드는 작품들이라고 해서 저도 다녀왔답니다. 대림미술관 주변 벽에 엄청 많은 양의 미스치프의 패러디 포스터들이 붙어있었는데요. 입장하기 전부터 미스치프의 작품 스타일을 엿볼 수 있어서 좋았어요. 전시장 안에서 어떤 작품을 보게 될지 두근두근 흥미진진했답니다. 입구는 왼쪽으로 돌아서 들어가면 돼요. 입구로 들어가자마자 바로 굿즈샵을 볼 수 있었는데요. 저는 전시를 다 본 뒤에 굿즈샵을 둘러보는 것을 좋아해서 일단은 패스했답니다. 본격 전시는 2층부터예요. 입구에서 QR코드를 찍으면 모바일로 오디오 가이드를 들으며 관람할 수 있으니 저처럼 오디오 가이드를 듣는 것을 좋아하신다면, 이어폰을 미리 챙겨 오는 것을 추천드려요. 제일 인상 깊었던 것은 앤이 워홀의 작품을 구입하여 999개의 복제품과 1개의 원본을 포함한 총 1000점을 섞어 판매했다는 프로젝트예요. 시장에서의 예술의 가치와 진정성에 대한 질문으로 시작되었다고 하는데요. 저도 평소에 미술 작품의 가치는 어디에서, 누구에게서, 어떤 방법으로 오는가에 대한 고민을 하는 편이거든요. 그래서 특히 저에게 인상 깊게 다가왔던 것 같아요. 이 외에도 아톰부츠와 벌꿀대소동 작품 등 재미있고 생각할 거리를 제공하는 작품들이 정말 다양했어요. 대중문화를 어떻게 소유할 수 있는지 등등 도전적인 실험들을 보며 전시를 보는 내내 감탄했답니다. 여러분들도 미스치프만의 색다른 관점으로 바라보는 재치 있고 유쾌한 작품들을 보며 이들과 함께 여러분을 가로막는 경계를 무너뜨려보면 어떨까요?
미스치프: Nothing is Sacred
전시기간: 2023.11.10~2024.03.31
주소: 대림미술관 (종로구 자하문로 4길 21)
운영시간: 화, 수, 목, 일 11시~19시
금, 토 11시~20시
정기 휴무: 매주 월요일
유료전시: 성인 17,000원
세상의 모든 이야기에 찬사를, 워너브라더스 100주년 셀러브레이션
여러분 워너브라더스 스튜디오를 알고계신가요? 워너브라더스는 슈퍼맨과 배트맨, 해리포터 등으로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미국의 종합 엔터테인먼트인데요. 이 워너브라더스 스튜디오가 이번에 100주년을 맞아 기념하는 전시가 열렸습니다. 이 전시는 특이하게 관람객이 셀러브레이션 입장과 동시에 100주년 기념 스페셜 굿즈를 랜덤으로 증정받을 수 있는 럭키드로우 이벤트에 참여할 수 있어요. 그래서 티켓을 받을 때 뽑기권도 한 장 같이 준답니다. 입장해서 바로 뽑아도 되고, 나갈 때 뽑아도 되는데요. 잃어버리면 재발급이 안된다고 하니 꼭 잘 챙겨두세요. 굿즈는 총 25종의 스페셜 굿즈 중에서 1종 랜덤이고요. 굿즈 종류로는 인형과 피규어, 머플러와 담요, 화투, 포카 목걸이, 뱃지, 텀블러, 컵받침 등등이 있어요. 전시장인 동대문디자인플라자는 지하철역에서 매우 가까우니 지하철을 이용하는 것을 추천드려요. 전시장 입구에 파란색 워너브라더스 캐릭터가 반겨주고 있어서 쉽게 찾아갈 수 있었어요. 전시장에 들어가자마자 워너브라더스의 로고 변천사를 볼 수 있었어요. 로고는 그 회사의 정체성과 같아서 로고가 변해온 과정을 보면 회사가 어떤 가치관을 추구해 왔는지 한눈에 알 수 있어서 좋아요. 제가 느끼기에 클래식에서 모던 그리고 다시 클래식으로 변한 것 같아요. 초입에 100주년 기념 영상이 재생되고, 특별하게 그려낸 명작 작품들이 한쪽 벽면에 걸려있어서 본격적으로 전시를 관람하기 전에 쭉 워너브라더스의 발자취를 볼 수 있었어요. 이렇게 오랜 시간 동안 한 회사가 굳건해지는 과정은 볼 때마다 배울 점이 많은 것 같아요. 시나리오가 쓰이는 작가의 방과 작품 속 배우들이 입었던 옷이 있는 의상실, 영화 속 소품들을 잔뜩 볼 수 있었던 방, 애니메이션의 드로잉들로 벽이 채워진 방이 있었는데요. 볼거리가 다양하고, 볼 때마다 추억 돋아서 계속 흥미진진해하며 즐겁게 관람할 수 있었어요. 그래서인지 굿즈샵에서도 어찌나 다 사고 싶던지 지갑 사수하느라 힘들었답니다. 레고와 해리포터 랜덤가드, 에코백, 인형 등등 갖고 싶은 게 너무 많아서 행복한 고민 했답니다. 저는 전시회 관람 후에 나갈 때 참여했는데 뱃지 뽑았는데요. 전시 입구의 엄청 큰 럭키드로우 공간에서 참여하시면 돼요. 동그라미를 돌리면 공이 나오는데 공 색깔에 따라 굿즈가 달라진답니다. 저는 컵받침이 나왔어요. 텀블러 받고 싶었는데 아쉬웠답니다. 그래도 오랜만에 해리포터와 톰과 제리 등 어릴 적 재밌게 보았던 작품들을 다시 볼 수 있어서 행복했어요. 여러분들도 루니툰즈와 톰과 제리, 오늘은 추억의 현장에서 신나게 뛰어놀아보는 게 어때요? 친구와 함께 동심의 세계로 풍덩 빠져보세요.
워너브라더스 100주년 셀러브레이션
전시기간: 2023.11.18~2024.03.31
주소: DDP M1관(중구 을지로 281)
운영시간: 10~20시
휴무 없음
유료전시: 성인 20,000원
주차: 가능
이번 글에서는 서울에서 열리는 전시에 대해 이야기했는데요. 직장인들이라면 공감갈 만한 현실의 이야기부터 영감이 오는 창의적인 이야기, 어릴 적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추억 이야기까지 있으니 취향 따라 골라보시길 바랍니다. 솔직히 저는 여러분들도 이 전시들 전부 다 보셨으면 좋겠어요. 전시 하나하나가 모두 서로 다른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거든요. 그리고 이렇게 여러 전시를 보다 보면 여러분의 일상도 더욱 풍부해질 테니까요. 하루하루 더 풍부한 일상을 보내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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